석유의 종말 (The End of Oil)
저: 폴 로버츠
역: 송신화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04년 08월
대략 시간이 된다고 한다면, 그간 읽고 싶었던 책을 하나 정해두었다가 읽어보곤 한다. 내가 하는 일과 관계가 되어 있고, 나름대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석유와 관련 산업에 대해서는 공부하고 이해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이 많지 않음을 느낀다. 욕심은 많은데 머리나 시간이 안 따라간다고 할까.
두툼한 두께와 도발적인 제목이 끌려서 '석유의 종말'이라는 책을 미련 없이 집어 들었다. 대기시간이라든지 아니면 버스라든지 전철에서 혹은 비행기에서 정신 없이 이 책을 읽어야지. 나의 욕심은 대개는 이렇게 시작되다가 질질 끌기 마련이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도 책을 다 읽을 수 있었고, 나름대로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조금은 기쁜 마음이 든다.
석유의 종말은 우리 시대의 문명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석유시대의 시작을 석탄의 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흔히 알고 있는 증기기관의 발명보다는 석탄의 물리적 에너지로의 변환을 가능케 했던 석탄광산의 배수펌프 기관에서부터 시작한다. 석유의 시대는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지금 현대의 석유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미국이다. 어쨌든 내연기관의 발전은 효율적인 에너지인 석유로의 변동이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실로 이 내연기관의 정교한 발전의 테마는 현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탄화수소의 시대는 고효율의 연료로서 현대문명의 발전을 이끌었으나, 부작용을 또한 잉태했던 것이다. 그건은 탄화수소의 연소에는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라는 공해물질의 발생, 온실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억제를 테마로 한 교토의정서를 미국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억이 채 되지 않는 인구로 전세계 석유의 1/4을 소비하는 석유의 대규모 석유소비국이며, 9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세계3위의 산유국이기도 하다. 미국의 정권은 대대로 두가지 주요 세력에게 많은 정치적 후원금과 도움을 받았다. 그것은 석유기업과 자동차기업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적자투성이의 미국의 자동차기업이 교토의정서의 반대를 위한 로비를 벌였음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들에게 과연 교토의정서를 강제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 일일까? 그들은 그래, 미국도 반대한 일을 우리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고 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급속하게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저공해방출시설에 대한 투자와 발전소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겠는가? 과학자들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550ppm이 되는 시점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남겨진 시간은 얼마나 될 것인가.
게다가 보다 재미있는 것은 석유는 유한한 자원이라는 것인데, 이러한 조짐은 사실 유전개발과 그 비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OPEC을 제외한 非OPEC 지역의 유전개발비용은 시간이 갈 수록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만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유전의 개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탐사기술의 발전을 고려한다고 해도, 서부아프리카, 러시아에서 개발할 수 있는 유전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석유가 고갈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2035년 정도가 되면은 생산정점에 도달할 것인가?
탄화수소의 시대는 이렇게 환경오염과 유한성에 위협받고 있다. 아마도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대혼란이 있기도 아닐 수도 있으며, 현명하게 대처하여 다른 에너지원으로 욺겨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현재 석유소비의 상당부분은 수송부분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분이 심각하다. 자동차부분에 대한 연구는 많은 진행이 있었다. 연료전지부분은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다. 여기에 덧붙여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풍력, 태양열, 태양광, 조력이 있다. 많은 홍보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체에너지는 보조적 에너지원은 될 수 있으나 에너지밀도가 낮기 때문에 주도적인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 역시, 무한한 자원인 수소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수소의 생산과 이와 관련된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석유부분에 막대한 투자, 인프라에 대한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결론적으로 세계는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된다고 말한다.
'석유의 종말'에서 현실적으로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환경론자라든지 좌파의 급진적인 주장에 현실성이 얼마나 있는가 되묻고 있다. 보다 현실성이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에너지소비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연비가 높은 자동차의 개발, 고효율의 전자제품의 보급이 중요할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발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효율성이 높다고 해도, 생활수준의 상승으로 인한 제품수요증가는 결과적으로 에너지소비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에너지 소비에 대한 계속적인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 석유와 수소시대를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천연가스가 될 것이다. 천연가스는 석유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천연가스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결단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역할이 될 것이다. 미국은 상기한 바와 같이 세계최대의 석유소비국이며, 에너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그 비중이 가히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조성한다면, 전세계의 의견은 보다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석유의 종말'은 나름대로 매우 매력적인 책이다. 다만 내용상 미국에 치우친 내용이 많고, 갈 수록 에너지 시장에서의 비중이 높아지는 중국과 인도의 에너지 수급문제, OPEC의 향후 문제에 대한 상술이 다소 부족하지만 석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쉽게 에너지 부분의 현안과 문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난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Paul Roberts A journalist since 1983, Paul Roberts writes and lectures frequently on the complex interplay of economics, technology, and the natural world. "The End of Oil" is his first book. Roberts also writes for Harper’s Magazine and The Los Angeles Times and has appeared in The Washington Post, USA Today, The New Republic, Newsweek, Rolling Stone, and Outside magazine. He was a finalist for the National Magazine Award (1999) and the New York Public Library Helen Bernstein Book Award for Excellence in Journalism in 2005. A long-time observer of energy issues and politics, Roberts appears regularly on national and international television and radio news shows, including CNN’s Lou Dobbs, the BBC, PBS News Hour, MSNBC, CBS Evening News, and NPR’s Morning Edition, On Point, Weekend Edition, and Fresh Air.
http://the-end-of-oil.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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