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한국이 싫어서

soocut28 2025. 11. 6. 08:36

한국이 싫어서

저: 장강명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15년 5월8일

 

지금은 희미하게 사라져서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머리 속의 공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 20대의 길면서도 짧았던 그 시기가 갑자기 뚜렷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는 나는 소중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했다. 그리고 다시 한국을 찾았을 때 그 서먹함은 내가 이전의 관계를 영원히 회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게 익숙한 것들이 낯설어졌고, 낯설었던 것이 익숙해졌다.

한국에서의 삶에서 나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비웃는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다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는 것만 뺀다면. 하지만 생활이라는 것은 그저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일상과 항상 줄기차게 나를 괴롭히는 여러 문제로 둘러싸여 있다. 이제는 대학시절의 자유로움과 젊은 시절의 여유로움은 머리 속에서조차 희미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간다.

우리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일까? 이곳은 그저 이해관계를 가진 수많은 전혀 다른 집단들의 집합소일뿐이다. 그저 사람들은 한 공간에 같이 있을 뿐, 서로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지 못하며 살아간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생존본능 뿐이다. 그런 곳을 우리는 '정글'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할 때까지 요란했던 구호는 이제 한낱 빛 바랜 옛추억이 되어 버렸다. 그 의미 없는 구호는 더 이상 사람들을 하나로 이끌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도구가 되었다.

그래서 젊은 시대는 떠나고 싶어질 것 같다. 이미 개인에 눈을 뜬 각자는 이러한 구호에 더 이상 자신의 삶의 의미를 의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근래의 제주도로의 도피는 어떨까. 각박한 도시생활을 견딜 수 없는 나르시즘에 빠진 사람들이 떼로 섬으로 몰려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라!'처럼, 사람들은 기존구조에서 떨어져나가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을 한다고 말한다. 혹은 이곳이 싫어서 아예 다른 나라로 미련 없이 떠나간다.

오늘날 이곳의 각박함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현실이 빈곤하지 않다면, 결국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 모습과 사회의 차이를 줄이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것은 말하자면, 각자가 자신을 진정으로 더 사랑하게 될 때에만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나 역시 조용하게 말한다. 'Have a nice day'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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