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조선의 대외정벌

soocut28 2025. 11. 6. 08:35

조선의 대외정벌

저: 임홍빈, 유재성, 서인한

출판사: 알마 

출판일: 2015년 6월19일

 

일본이 종전(終戰)이라고 하고 우리는 패전(敗戰)이라고 부르는 그 날 이래로 70년이 되었고, 일본 총리는 자신들이 침략했던 아시아를 향해서 애매모호한 담화를 발표했다. 전범국가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향해가는 일본의 오늘날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만 한다. 도덕적 책임을 부정하는 일본에 대해서 그 옛날 우리가 그들을 그저 미개한 오랑캐로 바라보던 인식에서 그다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미개한 국가로 멸시하던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우리의 자존심도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근대의 어두운 기억은 우리의 마음 속에 깊은 피해의식을 남겼다. 하지만 이런 한낱 피해의식이라는 것도 민족이라는 프레임에서 증폭되고 이용당했다. 박노자의 글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는 우리가 북방의 오랑캐와 남방의 왜구를 정벌한 역사적 사례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말하자면 우리가 일방적인 침탈의 대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쓴 의도는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단호한 무력의 사용을 주장하든 혹은 국방의 굳건한 태세를 원하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고려 이후 등장한 조선이 소중화(小中華)로서 북방의 족속과 남방의 왜와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갔는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다. 오늘날 한국인은 북한이라는 장벽에 막혀서 대륙으로 가는 길일 막힌 섬나라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인식과 현대의 국경개념과의 차이가 조선이 영역을 설정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만들었던 것이다.

일본 본토보다도 조선에 더 근접했고, 조선과의 통상을 통해서 온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쓰시마의 상황. 명예직이기는 하지만 관직임명과 통상권 부여를 통한 조공무역의 형태가 조선과 쓰시마에서 발견되는 것은 흥미로웠다. 왜구의 노략질이 심했지만, 너그러운 문명국의 관대함을 보이고자 했던 조선의 위정자의 모습이 현대의 사고방식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 시대의 명분을 생각해본다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모습은 북방의 오랑캐인 여진족 등의 족속과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바다로 경계가 명확했던 남방에 비해서 북방은 그러한 경계가 희미했다는 점이다. 수비의 용이함을 위해서 조선은 북방한계를 설정하기도 했고, 또 적극적으로 개척하기도 했다. 중국이 유목민족을 회유했던 것처럼, 조선도 이러한 방식들을 잘 이용했다. 이러한 모든 모습을 통해서 나는 조선과 이들의 관계설정의 과정을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조선의 대외정벌을 통해서 우리가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적 질서에 따라 움직이던 시대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문득, 무라이 쇼스케가 쓴 '중세왜인의 세계'가 기억난다. 그 책에서 나는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살아가는 경계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참으로 놀랐었다. 아마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북방과 남방은 우리에게 온전히 속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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