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끌림 두번째 이야기, 이병률 여행산문집
저 : 이병률
출판사 : 달
발행일 : 2012년 07월01일
낮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6시간 정도를 꼬박 날아가 현지시간 밤 10시쯤 도착할 터였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귀를 좀 먹먹하게 만들었지만 그다지 괴롭지는 않았다.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지만 책 한 권 펴서 읽으면 충분히 읽을만했다. 솔직히 근래에 하는 일마다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마음이 항상 무거웠다.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노력한다고 최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다른 변수도 많이 있지만 무엇인가 잘 되지 않을 때는 항상 사람의 노력을 제일 먼저 탓하는 법이다.
난 이병률을 잘모른다. 건축가 승효상의 책을 제목과 지은이 이름을 보고 읽고 싶어졌다면, 이 책은 순전히 제목 때문에 읽고 싶었다. 이상하게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아마도 울적한 기분도 한 몫 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의 그 시끄러운 소리라는 것은 바람을 타고 가거나 맞받아 가는 도중에 생기는 것이겠지. 나는 책을 읽으며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 서로 맞닿았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곤 나에게는 특별하지만 세상에는 흔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사랑과 미움이 있을 수도 단순한 호감이라든지 혹은 안타까움이라든지 연민이라든지. 이러한 격정적인 마음의 동요를 견딜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을 마음의 심연 속에 침잠시킬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그렇게 사는 것 같다. 머리 속에 인지 못하는 어느 곳에 무엇인가를 넣어두고 떠난 듯. 쉽게 견고한 일상성을 벗어날 수 없는 우리가 비일상적인 삶을 마주쳤을 때, 아마도 그렇게 쉽게 격정적인 감정에 빠지는 것도 그리고 일상에 복귀해 눈물을 쏟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어딘가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이 책의 글과 사진은 나를 감정적으로 만드는데 그건 어쩌면 나 자신도 이런 일상을 벗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지만.
여행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이병률(1967년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충청북도 제천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6년 제11회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했다. MBC 라디오 이소라의 음악도시》 작가로도 활동했으며, 현재 문학동네 계열사 「달」 출판사 대표이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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