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soocut28 2025. 11. 13. 06:52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ハモの旅、メンタイの夢 日韓さかな交流史

저: 다케쿠니 도모야스 (竹国友康) |

역: 오근영

출판사: 따비 

출판일: 2014년 12월10일

 

중고책 서점에서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찾은 책이다. '한일 피시로드'라는 책의 제목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첫 몇 페이지에서 한일간 수산물 거래 현장을 보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장으로 일본에 가는데, 교토와 비교적 가까운 나고야를 자주 간다. 일본 거래처와 갯장어 오토시도 먹곤 하는데, 그 중에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물량도 있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니, 이 책이 단순히 한일간 수산물 거래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는데, 수산물을 모티브로 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국인인 나보다도 다케쿠니 도모야스 선생의 한국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더 느껴졌으니. 특히나 한국전쟁 중, 임시수도 부산에 담긴 피난민의 모습. '굳세어라 금순아'를 영도다리를 이 책을 통해서 더 실감나게 느끼다니.

오늘날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꼼장어구이, 즉 먹장어가 일본에서는 먹는 경우가 드물어 한국에 수출이 된다. 먹장어가 식용으로 사용된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대략 1920년대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1930년대 중반 조선총독부 산하 경남도 수산시험장의 먹장어 식용화 관련 보고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먹장어의 식용은 동 보고서 및 조사가 실시되기 이전에 조선의 하층계층에 널리 퍼져 있었고, 먹장어 피혁의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공급도 늘어나 식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명태는 한국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생선으로 식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제사음식으로도 중요하다. 명태어업은 조선시대부터 그 체계가 완비되었는데, 먹장어와 마찬가지로 일본인은 명란을 제외하고는 어묵과 소시의 재료로 사용할 뿐이다. 조선의 어부는 주낙과 자망작업으로 명태를 잡으나, 일본 어부는 기선저인망 어업을 통해서 월등하게 많은 어획량을 올린다. 이것이 조선과 일본어민간의 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해방 이후, 국내에서는 연안의 남획이 지속되어 명태의 새끼인 노가리까지 잡게 되었다. 이후 현재는 근해 어획량은 거의 없다. 온난화로 인해 한류 어종인 명태가 북상한 것도 문제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어자원이 고갈된 것이다. 저자는 일제시대부터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어자원 감소의 위험성이 경고되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된 것을 무척이나 안타까워한다. 오늘날 명태는 일본 북해도 혹은 러시아에서 수입되고 있으나 계속 한국인에게 친근한 생선으로 남을 것이다.

저자는 한편으로는 정문기로 대표되는 국내 수산학의 식민지성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정문기는 도쿄제국대학 수산과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했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의 수산국장이 되고 이후 국내의 수산학의 대가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이 일제시대 부산 수산시험장의 우치다 게이타로의 연구를 뒤이은 것이었다.

저자는 우치다의 연구성과와 업적을 인정하나, 그가 식민지체제의 가치관에서 벗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비판한다. 한편, 정문기에 대해서도 우치다의 성과를 무단 표절했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 수산학의 한계, 즉 개발 및 성장 중심의 사고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치다와 정문기에게 주어질 면죄부는 국가 혹은 민족 중심의 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라고 말해야 할까?

이 책은 다시 한일간 수산물 거래의 현장으로 찾아가며 끝이 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부산의 동삼동 패총기념관의 유물인 흑요석을 언급한다. 이 흑요석은 그 원산지가 규슈이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경계가 없었던 시기, 그때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던 시대를 회상한다.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서로 함께 꿈꾸고 기도하기를 기원한다.

(한일관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꼭 일독하시길 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우치다 게이타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관심이 생겨서 그의 책 '치어를 찾아서'를 근래에 읽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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