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대를 말하다
이덕일 역사평설
저: 이덕일
출판사: 역사의아침
출판일: 2012년 6월4일
주체적인 근대화의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우리는 근대를 잃어버렸다. 근대를 되물을 때마다 우리는 외세의 존재를 산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이 시점에서도 근대라는 시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아직 끝나지 않는 역사적 문제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 역사적 화해가 온전하게 될 수 있을까?
개탄스러운 것은 오늘날 ‘뉴라이트’라고 하는 일련의 학자들이다. 이들은 이제 해묵은 역사적 감정은 잊어버리자고 말한다. 식민지로 전락하였지만, 그 굴욕의 시대 속에서 근대화는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아무리 우리가 모든 것을 환금성의 척도로 평가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 과연 과거란 물질적 부의 기준으로 모두 환원될 수 있단 말인가? 대다수의 사람처럼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제국의 황혼은 사람의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 이덕일이 쓴 참상은 슬프다. 자주 독립과 주체적 근대화는 고종과 지배층의 분열과 무능으로 허무하게 사라진다. 어떤 사람은 이완용이 데라우치 총독과 마지막까지 고종의 안정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따라서 그가 봉건적 인물로 군주의 안위가 보장된다면 매국이라는 행위 자체에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으리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제국이 마침내 망했을 때, 자결로 생을 마감한 애국지사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일본은 우리가 흔히 알듯이 헌병경찰제도와 무관총독을 필두로 한 폭압적인 무단정치를 실시했다. 한편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통한 토지조사사업을 통해서 수많은 토지를 강탈했다. 근대적인 토지소유권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조권을 무시한 일본의 토지조사로 인해서 수많은 자영농이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이 결과로 조선은 수탈 농업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불만이 쌓여 3.1운동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는 만주로 이주하여 독립을 준비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존재에서 오늘날 우리 정체성의 당위성을 찾게 된다. 빛나는 승리도 있었지만, 내우외환에 의한 좌절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우리의 근대는 지배층의 분열과 무능으로 인하여 주체성을 상실했지만, 희망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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