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톈 중국사 3 : 창시자
저: 이중톈
역: 김택규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14년 3월17일
신화시대를 지나 드디어 국가시대로 들어선 중국은 드디어 그들 자신만의 장대한 역사를 시작했다. 프랑스의 중국학자 폴 폴리오가 칭기스칸과 그의 거대한 몽골제국을 '인류가 경험한 가장 경이로운 모험'이라고 말했듯이 나는 중국사를 '인류가 경험한 가장 경이로운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이 시대에 주목해야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후 3천 년의 기나긴 시간 동안 중국을 뒷받침한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서 존재한 초기 공동체의 토템이 각 문명에 따라서 신=종교, 법, 계약 등으로 다양하게 전화되고 분화되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중국문명에서는 이것이 조상숭배로 전화되었다. 또한, 인간인 성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도와 덕을 논하면서 중국에서는 진정으로 종교가 자리잡을 수 없었으며 오늘날에도 가장 현세적인 지역으로 남아있다. 조상에 대한 제사의식과 그에 대한 숭앙의 태도는 중국의 영향을 장기간 받은 우리 사회에서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문화적 수준이 높고 국력이 강했던 상나라를 무너트린 주 문왕, 어린 성왕을 대신하여 국정을 이끌었던 주공에게는 정권의 정당성이 중요했다. 천명, 즉 수권을 왜 주나라가 받은 것인가? 그것은 주나라가 하늘의 천명을 얻어 상나라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한편, 주나라는 종법제도와 예악으로 사회문화적인 기본 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심적인 영향은 향후 3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인의 정신을 지배했다.
주나라 초반에 터진 관채의 난과 같은 반란을 계기로 주나라는 분봉의 봉건제를 실시한다. 분봉을 통해서 주 천자를 중심으로 제후와 대부로 구성된 종법제도가 적용된다. 이제 천하는 명목상 한 가족으로 통합되기에 이른다. 주 천자로부터 분봉된 국가는 이러한 위계체제를 받아들였다. 오늘날 우리는 이를 방국(邦國)제도라고 한다.
한편, 종법제도는 적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였다. 따라서 세대가 흘러갈 수록 대부가 될 수 없는 귀족자제인 사인(士)이 출현하게 된다. 저자는 "서주는 왕의 시대였고 동주는 제후의 시대였으며 춘추가 대부의 시대였다면 전국은 사인의 시대였다."고 말한다. 즉, 진한 이후 봉건제가 소멸되고 중앙집권제가 실시되면서 제후와 대부는 소멸하였고, 사인이 중국 정치와 사상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주나라를 통해서 적장자 계승을 기본을 하는 종법제, 예악을 통해서 중국인의 기저를 구성하는 문화적 의식이 이미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춘추시대를 지나 전국시대로 넘어가면서 결렬해진 사회적 에너지의 밑바닥에는 사인의 등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다양한 문화적 르네상스를 형성했던 그 시대의 원동력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 내용을 기다려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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