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의 즐거움 : 유쾌한 논리, 황홀한 논쟁
저 : 후지사와 고노스케
역 : 유진상
출판사 : 스마트북
발행일 : 2015년 01월02일
어린 시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철학이라든지 물리학이 지금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삶에 대한 고뇌와 우주를 알고 싶다는 헛된 기대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허세라고 이야기할 것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철학과 물리학은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모른 채 살아간다고 인생이 괴롭지는 않으니까. 어쨌든 내 넋두리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양철학사의 줄기를 읽어내고 역사 상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간 철학자를 알아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서 썼다고 하지만, 오히려 어렵다. 4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주요한 철학적 주제와 철학자의 개략적인 내용을 설명하자니 쉽게 쓴다는 것이 과연 쉬웠겠는가?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시대에 따른 수많은 철학자의 모습들은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특히나 20세기 철학 중에서 후설의 현상학, 비트겐슈타인, 논리실증주의, 구조주의, 포퍼, 쿤, 실존주의, 구조주의, 포스트 구조주의로 이어지는 방대한 흐름은 내게는 일종의 표시판 역할을 한 것 같다.
후지사와 고노스케는 “현대는 이미 ‘Grand Theory’가 없는 시대라고 불린다. ‘Grand Theory’이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남김없이 설명해 줄 수 있는 통일적 이론체계를 말한다.”라고 밝힌다. 확실히 현대철학의 사유영역은 단편화되어 있고 특정화되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오늘날 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이론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시대에서도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세상을 하나로 설명하고자 하는 철학을 기대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철학사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는 있지만, 보다 깊은 내용에 천착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책이 표방한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렵게 읽었고 하이데거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표지판 삼아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더 읽어볼 책을 소개시켜주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러한 양서에 대한 가이드는 우리의 관심을 더 깊은 심연으로 이끌어주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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