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식의 종말
저 : 제러미 리프킨
역 : 신현승
출판사 : 시공사
발행일 : 2002년 01월18일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육식을 하지 않는다. 굳이 정리하자면 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Pesco-vegetarian)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즉, 우유, 달걀, 생선까지는 먹지만 닭고기를 비롯한 육류는 먹지 않는다. 오늘날 여러 단계로 나누어지는 채식주의자 중에서는 매우 낮은 단계에 속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어 키스가 쓴 ‘채식의 배신’에서 밝힌 것처럼 인간의 본질적 메커니즘을 본다면 완벽한 채식주의자인 비건 (Vegan)은 우리의 몸을 피폐하게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육식에 대한 담론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는데, 피터 싱어는 그의 유명한 책인 ‘동물해방’에서 종차별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소름끼치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정을 고발하였다. 한편 멜라니 조이는 육식주의라는 폭력적 이데올로리가 우리의 신념체계를 형성하여 육식의 당위성을 획득하고 그 자체로 비가시화되었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동물의 권리신장 혹은 폭력적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육식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제러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에서 다루는 이야기 중 하나인 오늘날 식육산업의 자원소모적이며 환경파괴적인 부분에 대한 고발은 앞서 소개한 주요한 담론 중 하나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이 아닌 역사적인 고찰과 사회적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눈에 띄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는 처음에는 풍요로움의 대상, 남성성, 숭배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후 인간의 식육을 만족시키는 상업화된 고기 덩어리로 전락한 과정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탐닉했던 영국인의 식탐이 미국의 드넓은 서부의 초원을 만났을 때, 그 땅을 차지하는 인디언과 버팔로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을 지도 모른다. 철도와 냉장기술의 발전은 아메리카 대륙의 목축업을 주류로 만들었던 것이다. 현재 미 대륙에서 재배되는 곡물의 70%가 가축사료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리프킨은 우리가 소고기에 탐욕을 버린다고 13억의 인구를 먹일 식량이 생길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오늘날 우리는 소고기 생산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인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서구문명의 전세계적 확산은 세계의 소고기 소비를 증가시킬 뿐이다.
소고기로 대표되는 육식주의는 비단 이러한 자원적인 측면에서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리프킨은 육류를 통해서 남녀차별, 계급주의, 국수주의, 식민주의 나아가서는 오늘날 햄버거로 대표되는 미국문화의 주류를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리프킨은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자연을 회복시키고 인간과 소의 관계를 다시 신성하게 만들며 우리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앰으로써 우리는 소는 물론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와의 유대감을 다지며 새로운 인류 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디게 될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책은 ‘제3차 산업혁명’과 ‘엔트로피’를 읽어보았는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그의 관심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파괴적인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연이라는 본성과 아우러져 현명한 길을 찾을 것인가? 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의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러한 논의의 과정에서 우리의 이성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 자신을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
Jeremy Rifkin (born January 26, 1945) is an American economist, writer, public speaker, political advisor and activist. He is the founder and president of 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 Rifkin's work explores the potential impact of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changes on the economy, the workforce, society, and the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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