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자본전쟁 : 거대 중국경제를 조정하는 서양자본의 실체

soocut28 2025. 5. 12. 16:09

자본전쟁 : 거대 중국경제를 조정하는 서양자본의 실체

원제 : THE CAPITAL WAR
저 : 랑셴핑

역 : 홍순도

출판사 : 비아북

발행일 : 2011년 04월15일

 

도쿄 출장을 떠나면서, 이전에 랑셴핑 교수의 '중미전쟁!' 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랑셴핑 교수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어 선택해보았다. 평소 서구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그의 책은 과격하지만 흥미롭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의 책에 공감하는 중국인이 생각하는 현재의 시야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듯 하다. 

국내 매체의 베이징 특파원들이 출간한 '베이징 특파원 중국경제를 말한다' 를 보면, 경이적인 경제적 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서구 및 이를 추종하는 국가 (예를 들면, 한국과 일본과 같은 2류 국가)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관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폭발적 성장세, 광활한 영토, 인구대국...어떤 단어로 설명을 하든 중국은 이익을 찾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탐욕스러운 스페인 정복자들이 인디오들의 엘도라도를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험을 스스로 감당하고서도 찾아가고 싶은 마약에 빠진 듯 하다. 하지만, 이 책과 같이 피상적인 감상을 떠나서 중국에 가지는 일반적인 생각은 어떨까.

마틴 자크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에서는 중국은 민족국가 (Nation State) 보다는 문명국가의 성격을 가졌으며, 세계사의 중심은 중국으로 향할 것으로 주장한다. 따라서 서구식 민주주의 보다는 중국식 정치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새로운 조공 제도가 부활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여기서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최근 미국 정부에 의해서 '신제국주의'로 비난받은 사실을 기억해본다면, 마틴 자크의 인식은 중국이 봉건적 세계질서에서의 조공제도를 제3세계에 이식한다는 즉, 중국의 착취까지도 산정한다고 확대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헨델 존스의 '차이나메리카: 세계 경제를 두고 싸우는 두 형제' 는 서구의 또 다른 시각을 설명해준다. 중국 위협론이 대부분이 서구인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헨델 존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서구의 쇠퇴 (그는 미국적 가치의 상실, 미 제조업의 몰락 등을 지적했다)를 인정하고 나아가 부상하는 중국과의 협력에 힘을 기울여야 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그는 미국 회사의 제품이지만 극동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할 때 마다 여기에는 '미국 내 고용상실'과 '세금 수출'이라는 숨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자본전쟁에서 랑셴핑이 주장한 내용과는 대비되어 흥미롭다. 즉, 랑셴핑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보복 관세를 서술하면서, 중국의 타이어 수출이 미국 회사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사태의 책임은 미국 자본가들에게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헨델 존스의 시각은 중국과의 상생을 주장한다.

한편, 스티븐 모셔의 '헤게몬: 아시아와 세계를 지배하려는 중국의 음모'는 전형적인 중국 위협론을 보여준다. 물론 2003년에 출간된 책이기 때문에 현재의 서구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중국의 존재는 이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생각해보면, 우리 주위의 많은 책들이 타자로써 중국을 보는 모습만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타자를 보는 입장은 어떤가. 특히,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는 어떤가. 자신들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서구의 모습은 어떨까? 그리고 중국인 스스로 엄밀하게 객관적으로 볼 때 중국을 과연 욱일승천하는 강대국으로 보고 있을까? (여기서 민족주의 과잉에 빠진 의견은 제외하자.) 랑셴핑 교수의 책이 과격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우리가 읽어볼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랑셴핑이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빌려다가 현재의 서구 자본주의를 '신제국주의'로 해석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볼 필요는 있겠다.

본서에서 예로 든 많은 사례들은 단순히 중국의 상황에 비춰서 생각하지 않아도 당신에게 흥미로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란저우 시가 물 공급 시스템을 프랑스의 베올리아 워터그룹에 매각하면서 급격하게 상승한 수도세 사례는 우리에게도 사회 공공재에 대한 민영화가 초래하는 파국적 미래를 예고하는 듯 하다. (본서에서는 프랑스와 홍콩 합작회사인 '중파수이우'도 언급한다.) 막대한 철광석을 소비하는 중국이 철강 메이저인 '리오 틴토', 'BHP 빌리튼', '콤파냐 발레 도 리오 도체 CVRD'에게는 실질적으로 가격협상의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데, 일찍부터 자원 개발에 합작 및 지분투자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일본 상사와는 매우 대조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농산물에 있어서, 중국의 대두 시장은 순수출국에서 지금은 연간 1000만톤을 넘게 수입하는 상태로 변했다. 이는 몬산토라는 종자 회사가 중국의 대두를 개량해서 특허로 공급하고나서 발생했다. 이러한 농산물도 결과적으로는 각종 상품선물 등을 통해서 월스트리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국제 식량 시장에는 ABCD로 불리우는 곡물 메이저가 있다. 이는 ADM (Archer Daniels Midland), Bunge, Cargil, Louis Dreyfus 이다. 이들은 중국 식용유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류와 하류의 강력한 비즈니스 체인을 통합하여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옥수수, 면화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랑셴핑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 중국인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해되지만, 본질적으로 오바마를 대표로 하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호의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즉, 어떠한 이데올로기를 가진 정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가지는 중국에 대한 기본적 정책의 방향은 바꿔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전의 '중미전쟁'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미국은 중국을 향하여 환율전쟁, 무역전쟁, 원가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랑셴핑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가지는 본질적 위험을 지적했는데, 그것은 중국의 GDP에서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겨우 25% 였음을 보여준다. 즉, 중국의 GDP가 국가 주도의 고정자산 투자에 의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여타 국가들의 GDP에서 소비가 75% 차지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성장은 관 주도의 대규모 토목공사에 의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인위적 조치가 계속 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랑셴핑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빈부격차를 증가 시키는 구조에서 중산층을 양성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어야만 건전한 중국의 경제발전이 계속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Larry Hsien Ping Lang (born 1956), a Hong Kong-based financialist. Born in Taoyuan, Taiwan, Lang received a bachelor's degree from Tunghai University and a master's degree from National Taiwan University. After an "adventurous incident" described by him, he was given an offer into the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where he received a master degree and a Ph. D in finance. Lang is now Chair Professor of Finance at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