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 늙어 가는 세계의 거시 경제를 전망하다

soocut28 2025. 5. 11. 08:03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 늙어 가는 세계의 거시 경제를 전망하다

The Age of Aging

저: 조지 매그너스

역: 홍지수 

출판사: 부키

 

원래 이런 종류의 책은 졸립고 재미가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 자신이 베이비붐 후세대에 속하고 있는 데다가, 근래에 있는 여러 문제를 접하다보니 조지 매그너스의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인구구조는 경제발전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구성요소의 하나이고, 나 자신도 여기에 속한다고 본다면 앞으로의 세계의 발전 방향과 이에 맞춰진 노후대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한국에서도 국민연금, 건강보험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아마도 정직하게 달마다 나가는 국민연금을 내고 싶지 않는데, 결국은 혜택이 적으리라는 확신 때문이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발전과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척했지만, 이제 대부분의 사람은 부동산이 부를 축척하는 방법이라고 믿지 않는다. 세상은 쫓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데, 사람들의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고 엉망이다. 생각해보면 나 자신의 상태도 그러니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쨌든 조지 매그너스의 이 책은 흥미로운 책이다. 물론 국내 독자를 대상으로 씌여진 책이 아니지만, 이제 OECD 국가의 일원으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든 하지 않든) 선진국에 속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결코 적지는 않다고 믿는다. 다소 지루하겠지만, 책을 다시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길게 내용을 다시 요약하고자 했다.

본서는 나라마다 인구가 서로 다른 속도로 고령화하는 세계에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에 관한 것이고, 당면한 과제와 그로 인한 영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유 시장 자본주의(free market capitalism)는 한계에 달했고, 이제 순조롭게 고령화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 복지 국가나 자본주의 국가가 필요하다. 연령구조의 변화는 부양비가 크게 변하고 이는 다시 경제적, 재정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앞으로 20년간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부분 유년층의 인구의 부양비는 계속 하락하기 때문에 총부양비는 하락할 것이다. 이들 지역에서 노년층 부양비는 아직 급격히 상승하지 않고 있다. 반면, 서구에서는 유년층 부양비의 하락 추세는 마무리되었고, 이제 노년층 부양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고령화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고령화하는 국가나 지역의 인구 구성 분포뿐만 아니라 고령화 추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여건과 정책을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

경제학자이자 인구학자인 토머스 맬서스는 1789년 발표한 인구론에서 인류 생존에 필요한 자원 가운데 특히 식량 증가가 인구증가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맬서스의 예측은 현실과 달랐으나 진화나 사회, 자본주의 관련 주제에 접근하는 후대 철학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마르크스는 맬서스의 주장에 반대했는데, 인민은 모든 가치의 근원이었기에 그는 노동력 공급을 늘리는 인구 증가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 맬서스는 불행과 궁핍함이 과도한 인구 증가에서 비롯된다고 본 반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정의롭지 못한 계급주의적 제도들로 인해 인구가 증가한다고 보았다. 이후 인구 증가와 다자녀 가족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뿌리를 내렸다. 경제학자와 인구 문제 전문가는 인구가 증가하고 다자녀 가족이 느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술 개발과 융통성 있는 제도를 장려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인구 증가가 야기하는 문제는 환경에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는 이미 과도한 인구가 살고 있고, 개발 도상국에서 집중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며, 인구증가는 환경훼손을 일으키며,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 인구는 점점 느는데 이들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청년층 인구수는 점점 줄거나 정체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경제와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정부들은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고민해야만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200여 년 전에 시작된 인구 변화 주기의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모두에서 기대 수명은 우리 예상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열악한 보건 수준이나 질병으로 인해 모든 지역에서 기대 수명이 연장되지는 못할 것이다. HIV/AIDS 감염으로 기대 수명이 줄어든 아프리카가 그 예이다. 인구 변화 주기의 두번째 단계는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이다. 오늘날 저출산 현상의 특징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점과 자발적인 선택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세 번째 단계는 기대 수명의 연장과 저출산이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이 낳은 결과다. 인구 연령 구조가 급속하게 변하면서 유년층 부양비는 낮아지고 노년층 부양비는 높아진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거나 정체되는 경우, 이러한 인구를 대체할 다른 방법이 없는 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직면해야 한다. 총부양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나, 유년층 인구가 줄면서 교육과 육아에 할당되었던 재원을 늘어난 노년층의 요양과 의료비 등으로 전용할 수 있게 되므로 어느 정도는 유년층 요양과 의료비 등으로 전용하여 상쇄할 수 있다고 보나 이는 단순한 관측이다. 이는 육아와 노년층을 보살피는 일이 다르지 않고 서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다. 유년층 부양비와 노년층 부양비를 단순 비교하면, 노년층 부양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고령화의 영향은 특히 두 가지 중요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바로 노동시장과 개인저축이다. 노동력 공급이 빠르게 늘수록 GDP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다. 근로자의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기술적 진보는 간단히 말하면 생산성이다.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될수록 GDP 성장과 생활 수준 향상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 노동력 공급을 늘리려면 노동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거나 이민을 더 많이 수용하는 방법이 있다. 노동 인구의 경제 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서구 사회가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민을 권장하는 방법은 실행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효과도 의심스럽다. 이민으로 인해 경제가 성장하고 세수가 증가하며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다. 그러나 자국의 인구 변화와 경제 성장의 손실을 상쇄할 정도의 이민 유입이라면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불가능하다. 또한 그 효과도 현실적으로 오래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또한 대규모 이민 유입은 곧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에 큰 부담을 준다. 한편 직장 내 성차별을 없애고 여성이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으면 출산율이 낮다고 생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생산성은 그렇게 쉽게 향상되지 않는다. 저축률 하락은 전적으로 고령화 때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정부의 포괄적인 연금제도에 의존하기가 점점 어려울 것이고 저축이 충분하지 않으면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대처하고 극복하려면 금융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공공 정책을 통해 소비와 저축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무척 낮은 반면, 상대적으로 고령 집단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럽은 상당수가 여성 경제 활동 차염가 높은 반면 고령 인구 집단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매우 낮다. 일본과 유럽 모두 법적, 제도적 변화를 통해 육아와 근로, 퇴직, 노년층의 요양제도, 재원 마련 등에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인구가 증가하고 노동력도 서서히 늘어나는 등 인구 구조 변화는 건강한 편이다. 일본의 경기가 침체로 돌아선 시기와 인구 및 노동력 감소 추세가 나타난 시기가 맞물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노동력 감소는 일본 경제 침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노동 이용률의 증가로 어느 정도 상쇄된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있으나 노동력 성장률은 꾸준히 감소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이는 미국의 생산 가능 인구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령 인구의 경제 활동 참여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르 원하는 사람이 많고, 정년이 연장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하고 경제 활동 인구의 공급을 유지하려면 정년이나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높이는 조치야 말로 매우 중요하다. 고용 관행과 연금 재원 마련 정책이 동시에 바꿔어야 한다.

고령화 논란의 핵심은 돈이다. 현재 선진국의 저축은 상당하고 개발 도상국, 중국이 저축이 증가하면 민간부분과 공공부분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자율 수준은 비교적 낮다. 고령화 사회가 만성적인 저축 부족이 예상되어 평균 이자율은 아마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 가장 중요한 자산은 부동산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좋지 않으면 저축을 더 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 오늘날 은퇴하는 사람들이나 앞으로 은퇴할 사람에게 돌아가는 연금 혜택이 이미 은퇴한 사람들이 받는 혜택보다 줄어든다. 현재로는 근로자가 자기 급여의 일부를 저축하지 않는 한 노후에 심각한 빈곤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인구 구조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몇 년 동안 유년층 부양비 하락으로 얻을 수 있었던 재정적 이익은 다 실현되었지만, 노년층 부양비가 높아지면서 지출이 늘어나 재정에 부담이 되는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각국 정부는 유년층의 인구 감소로 절약되는 비용만으로 노년층에 지출하는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 경제가 성장해야 고령화 관련 추가 비용을 지출 할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질 경제 성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둔화하는 추세로 경제 성장은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공공정책은 누구에게서 어떤 방법으로 세금을 더 거두어들일지에 더욱더 초점을 맞추게 되며 고령화 관련 비용을 추가로 충당하기 위해 다른 공공 지출을 절약하는 법을 찾는 방향으로 바꿜 것이다.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많은 지역에서 소비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 세금은 저축을 장려하고 근로 소득에 대한 징벌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대부분의 나라가 개인과 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하했는데, 이는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고령화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불합리한 정책이다. 정부 지출 부분을 개혁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정부는 부채를 늘릴 수 있다. 공공 부채를 늘리는 방법을 택하는 나라는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게 되고 물가와 이자율 상승, 심지어는 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재정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개발도상 지역은 전체적으로 20~25년 동안 노동력 공급이 팽창하는데 따른 혜택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는 경제 수준이 향상되기 전에 고령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구 구조 배당금의 핵심요소는 출산율 하락과 이로 인해 경제 활동 인구에 대한 유년층과 노년층 부양비가 낮아지면서 나타는 효과이다. 아시아가 경제적 성공을 이룬 이유는 인구 구조 배당금을 제외하고 교육, 유연한 노동 시장, 개방성, 금융시장 등이 핵심요인이었다. 하지만 성차별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점은 아시아가 가지는 독특한 인구 구조적 문제다. 중국에서는 부양비 상승으로 인한 효과가 2010~2011년 직후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중국의 장기적 경제 성장률은 해마다 2% 잠식할 수 있다. 나아가 고령화와 낮은 저축률, 낮은 투자 성장률로 인해 중국의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던 요인들이 중, 장기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 속도를 완하하는 대신 경제 성장의 질과 효과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도는 지역적이로나 세계적으로 인구 구조가 젊어서 생산 가능 인구의 공급이 충분하다. 인도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은 경제 발전 과정이 수출보다는 내수가 초점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한다면 인도에 대한 낙관론은 금방 식을 것이다. 미래에 인도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노동력이 조직화된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은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 집약적 제조업을 활성화하는 방법 뿐이다.

러시아는 포괄적이고 집중적인 정책으로 인구 구조, 출산율, 사망률에 취약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러시아에 유리하지만, 자원의 저주가 러시아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다른 나라와 구분짓는 특징은 기대 수명 단축과 사망률 증가다. 인적 자본의 경제적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과 생산성이 훼손될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인구 구성은 러시아인과 슬라브족이 다수였던 구조에서 종교적, 민족적으로 점점 다양해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러시아 극동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면, 앞으로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지역에서 러시아인의 민족적 존재감이 약화되면서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지구 상에서 인도 외에 엄청난 인구 구조 배당금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아프리카와 중동이다. 그러나 중동과 아프리카는 사회적, 정치적 여건이 불안정하고 실업률이 높아 인구 구조가 불안정하다. 고유가와 식량 사격의 상승, 중국이 아프리카까지 연장한 비단길, 외채 탕감, 신기술 등은 아프리카가 인구 구조 배당금을 거둬들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제도의 결여, HIV/AIDS 가 문제이다. 특히, HIV/AIDS로 인해 아프리카의 인구 구조 변화는 다른 개발도상국이 겪는 변화와 다른 형태를 띈다. 인구 구조가 유리하게 변하고 부양비도 계속 하락하면서 기회가 왔지만 HIV/AIDS가 아프리카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청년층의 증가가 두드러질 것이다. 그러나 유가 상승에만 영원히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지속적이고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에는 지역에 현재 구비된 제도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인구 구조 배당금을 수확하기까지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개혁이 대거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여성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사회는 낮은 교육 수준, 다자녁 가족, 빈공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슬람교와 이를 바탕으로 수립된 제도들은 아랍 세계에서 경제 성장을 지나치게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니었다. 문제는 이슬람교의 신념이나 이슬람의 제도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를 박탁하는 통치자들의 권위주의와 이러한 정부에 마찬가지로 권위주의적인 방법으로 반항하는 세력들이다. 경제 발전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서, 종교적 소속감에서 종교적 신념으로 전환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이 지역 경제가 에너지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되어야 하고 교육과 고용의 기회, 특히 여성의 교육 및 고용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세계화는 경제적, 사회적 진보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세계 경제부터 지역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원에서 빈부 격차의 골을 깊게 만든다는 우려도 낳았다. 세계화는 단순히 '거리의 소멸(death of distance)'이다. 다시 말해, 여행과 통신, 상업, 자본, 노동의 이동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활동 전반에 걸쳐 지리적 공간과 거리가 압축되는 과정을 말한다. 세계화는 시장을 더욱 통합하고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며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과 자본 시장을 개방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고령화 사회가 가져올 변화 등 오늘날 적극적인 공공 정책의 실행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인구가 고령화하는 부자 나라들과 인구 연령이 젊은 가난한 나라들은 세계화를 통해 점점 상호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화를 보다 잘 운용하고 세계화의 혜택을 보다 골고루 분배하며 제도와 기구를 강화하고 고령화 관련 자본의 흐름을 잘 관리해야 한다. 건전하고 신뢰성있는 기구들이 우리 모두의 이익을 위해 세계화를 잘 관리해야 한다.

서구에서는 이민자들과 원주민들이 잘 융합하지 못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이민사회와 이민을 받아들인 지역 사회가 서로에 대하여 공포를 느끼고 반동적인 정부는 이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인이나 미국인의 우려가 점점 많아지는 부분은 이민 자체에 대한 것이기 보다는 이민자들이 새로 정착하는 사회와 잘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이 있는지의 여부 등 이민의 특정한 측면에 대한 것이다. 원주민과 이민자 간의 기술이나 교육 수준의 격차는 왜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가 숙력 노동력을 우대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지를 잘 설명해 주며, 인구 전체적으로도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이유를 보여준다. 한편 높은 이민율과 높은 출산률을 일반적으로 연관시켜 이민이 고령화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될 만한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민 여성으 출산율과 원주민 여성의 출산율은 한두 세대가 지나면, 두 집단 가운데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집단 쪽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이민 유입이 무한대로 계속 증가해 인구 연령을 낮추는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않는 한 이민 초기에 나타나는 높은 출산율은 시간이 갈수록 퇴색한다. 이민이 유입되면 인구가 늘어나지만 부양비에는 큰 영향을 못 준다. 이민자들은 피부양자들을 동반하거나 일단 정착하면 피부양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서구 젋은 세대의 기술과 교육수준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일부 선진국은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을 나라 밖에서 구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 숙련 기술력이 은퇴하면 인적 자본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도 하락한다. 이민 유입은 일시적인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지만 전체적인 인구 연령 구조, 출산율, 경제 활동 참여율, 부양비 정부의 전반적인 재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는데 이민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는 것은 개별 국가들이 자멸하는 길이며 결국 세계경제에도 큰 부담을 준다.

인구 구조와 관련해 종교나 종교적 신념이 중요한 이유는 종교적 신념이 깊거나 특정 종교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일수록 출생률이 높기 때문이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서구 사회에서 연령 구조와 부양비를 변화시키는 요인은 낮은 출산율이었다 . 세계는 과학과 경제가 발전하고 종교가 해왔던 정치적 사회적 기능을 복지 국가가 담당하게 되면서 점점 세속화해 왔다. 나라가 부유하냐 가난하냐에 상관없이 삶의 의미와 본질을 찾고 불만과 불우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믿는 신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듯 하다. 사람들이 고령화할수록 종교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말은 곧 더 많은 비율의 인구가 더 강한 종교적 성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종교가 인구 구조적, 정치적 현상으로서 갖는 중요성은 세속화 사회가 자신들의 욕구, 즉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사회 정의, 교육과 기회의 평등 등을 총족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해 사람들이 의문을 갖게 될 때 호소력을 지닌다는 점이다.

정리하면,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모두 그 정도는 다르더라도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젊은이들은 유리한 인구구조로 인해 생기는 배당금을 수확하게 되므로 경제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서구는 베이비 붐 세대가 앞으로 10~20년에 걸쳐 은퇴하게 되므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하기에 시간적으로 절박하다. 어쨌든 기대 수명 연장과 고령화가 우리의 삶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다. 베이비 붐 후세대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부딪칠 것이다. 개인이 부채가 늘어날 것이고, 부채가 많으면 사람들이 결혼하거나 가정을 꾸려 자녀를 낳는 것을 미룬다는 점에서 인구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전체는 아니지만, 성비 불균형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 경제의 구조가 변하면서 베이비 붐 후세대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비 붐 후세대는 인구 고령화 사회에 나름대로 적응하고 그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용어해설]

인구학(demography)는 '인구(human populations)를 다루는 학문, 특히 공동체의 삶의 조건으로서 출산, 사망, 이주, 질병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생애 주기 가설(life cycle hypotheis)는 개인이 평생 동안 여러 단계의 저축과 소비 주기를 거친다는 것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소비는 소비자가 전 생애에 걸쳐 버는 총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생애 초기와 말기에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반에는 높다. 소비자는 일생을 통해 젊었을 때는 소득이 낮아 저축을 하지 않다가 생활 방식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부채를 가고 저축을 해서 노년에 대비하게 된다.

확정 기여형 연금 제도(defined contribution pension schemes)은 가입자가 정기적으로 정액을 연금으로 적립하고, 금융 회사의 펀드 상품 서비스를 받로곡 해주는 등 직원의 자금 운용을 도와준다.  직원이 퇴직할 때가 되면 연금액은 그 직원의 급여가 아니라 연급에 적립한 적립금의 가치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직원이 연금 자산 가치의 변동과 연금 지급 기간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는다.

부양비(dependency ratios)란 15 ~ 64세 생산 가능 인구에 대한 노년층 인구나 유년층 인구의 비율(즉, 경제 활동 인구 대비 비경제 활동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불안한 베이비 붐 후 세대(boomerangst generation)'는 1960년대 중반과 1979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나 1980년과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진 1989년 사이에 태어난 Y세대, 그 이후에 태어난 인터넷 세대를 말한다. 이 책에서 대상으로한 것이 이 세대이다.

'키퍼스(kipers)'는 '부모의 은퇴자금을 축내는 자녀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의 약자다.

'저축 소비(dis-saving)'은 저축이 충분하지 않거나 저축을 소비하는 일, 혹은 정부의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부과방식(Pay-As-You-GO, PAYG)은 현재 은퇴한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연금을 현 근로자들이 내는 세금과 사회보장비로 충당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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