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담의 배꼽
인체의 자연사와 문화사
ADAM'S NAVEL: A NATURAL AND CULTURAL HISTORY OF THE HUMAN FORM
저 : 마이클 심스 ㅣ 역 : 곽영미
출판사 : 이레 ㅣ 발행일 : 2007년 09월17일
마지막 책을 읽은 이후에 몇 권의 책을 더 읽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생각을 정리하지를 못했다. 지금하고 있는 맡은 이후, 계절의 변화는 단지 기온과 그에 따른 입는 옷이 달라진다는 것 이외에 맡은 일의 큰 전환점이 매번 온다는 것을 의미했다. 단지 계절의 변화는 특히,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언제나 수동적으로 기다리던 나에게는 안식의 시간으로 느껴졌었다. 시간이 갈 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지는 듯, 온 몸의 기력은 점점 쇠하듯.
오랫동안 모셨던 부장님이 갑작스레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들어왔는데, 목 디스크로 인한 마비 증상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서울대 병원에 10여년전에 병문안 가고 나서 처음으로 갔다. 회사 동료들과 대학로 거리를 걸어 나오면서 마음은 씁씁했다. 우리나라 40대 남자의 삶을 생각해봤으며, 30대의 나 자신도 되돌아 보았다. 부장님이 30대 후반이실 때 내가 처음 뵙고, 삶의 궤적이라는 것이 다 비슷하게 돌아가는 지금을 보니 약간 더 우울해졌다고 할까. 삶과 죽음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지만, 우리는 단지 망각할 뿐.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도 행동에 옮길 수 없다는, 스스로 너무 바쁜 사람이라고 자신을 정의하는 축에 속하는 나 역시 갑작스런 인생의 변화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까? 마이클 심스가 '아담의 배꼽'을 쓰게 된 계기도 아주 우연하게도 심각한 디스크로 인한 수술과 입원 이었다.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에 언급했듯, 일상의 생활보다 약간은 번잡한 여해의 한가운데 독서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처럼. 마이클 심스는 육체라는 대상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어떠한 명확한 기준은 없었다. 다만, 자신이 가지는 가볍지만 천박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나름의 여행을 떠난 것이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여행의 길에서 나는 마이클 심스가 아라비안 나이트의 셰헤라자드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몸이 가지는 자체의 매력과 이를 해석하고 개념화하려고 했던 노력의 흔적들이 깨알처럼 박히는 듯. 나도 천천히 우리 몸을 구성하는 그 부분들이 가지는 의미를 한번 찾아볼까. 한국판 '아담의 배꼽'도 무척 매력적인 책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두서없이 썼지만,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는 부장님의 빠른 쾌차를 기원하면서 글을 마치고 싶다. (어쩌면 부장님도 지금 어떤 심오한 지적 유희에 빠지셨을 지도 모르고, 그 결과가 어떤 책으로 나올 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그럴 만한 분이니까)

Michael Sims (born 1958) is a noted American nonfiction writer, author most recently of The Story of Charlotte's Web (2011). His other nonfiction books include In the Womb: Animals (2009), Apollo’s Fire (2007), Adam's Navel (2003), and Darwin's Orchestra (1997). He is also an acclaimed anthologist, editor of several volumes of Victorian and Edwardian fiction and poetry. Sims's nonfiction books have received critical acclaim in every English-speaking country, as well as in translations in Europe and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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