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9 끝이 시작이다
저 : 문재인 ㅣ 출판사 : 바다출판사
발행일 : 2013년 12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사람의 말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욕망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오히려 교모하게 자극하고 조작한 사람에게 엄청난 지지를 보내주었을 때, 나는 우리의 이 평범한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부은 글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었다. 몇 년 전의 그 싸늘한 말이 사실이 아니길 누구보다도 바랬지만, 불김한 예감은 항상 그렇듯 잘 맞아 떨어지고는 했다. 생각해보면 철 지난 신자유주의라는 말로 포장된 이 싸구려 야합과 거짓이 우리 눈 앞에서 그렇게 잘 포장되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에는 비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우리가 천박한 욕망을 숨기지 않았던 것에 대한 합당한 벌이라고 스스로 생각해보았다.
자꾸 생각을 해봐야 바꿔는 것은 없으니 눈을 돌려서 보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어쩌면 희망이라는 감정이 생겼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처절한 체념으로 변한 것 같았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기 저기에서 수많은 사람이 '왜?'라는 질문을 계속 했지만, 모든 것은 비통한 탄식에 잠겨 침참해가는 듯 싶었다. 어느 순간 감정은 우리를 모두 마비시키는 듯 싶었으며, 누군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된다는 전근대적인 형태는 불안과 짜증만을 유발했을 뿐이다. 1년이 지난 지금 12%를 조금 넘는 정당 지지율은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싶다.
결과만을 보고, 실패라고 단정하지는 말아야겠다. 적어도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정치 세력이 모였고 그들이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1,400만명 이상의 유권자가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하지만 안타까운 패배 뒤에 우리는 어떤 것이 문제인지 확실하게 자각해야 했다. 그래야만 다음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번의 패배가 영원한 죽음을 뜻하지 않으니까. 지역주의, 종북 프레임, 세대간 갈등,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불법 선거개입 등과 같은 수많은 이유가 우리에게는 넘쳐나고 있다. 극복해야 될 부분도 있고 반성해야 될 부분도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계파간 갈등으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던 지난 기억을 거울 삼아서 소모적인 내부 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민주당이 현실정치에서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기회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그가 말한 대로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을 띄는 온오프라인 대중정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그 미래는 암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근본주의로의 회귀는 극소수의 지지층만을 남길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인물보다는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기회에서까지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우리는 인물을 선택 기준으로 삼을 것이며, 여전히 거짓과 음모가 난무할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모든 것을 떠나서 그와 같이 원칙과 신념을 가진 개인이 있을 때 비로써 우리는 성숙이라는 정치에는 낯선 단어를 쓸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삶이 그 사람을 대변해준다. 기업인의 눈에는 모든 것은 이익이라는 프레임으로 보일 뿐이다. 지조있는 삶이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기대해본다. 그래서 2017년이 기다려지는 지도 모르겠다.
Moon Jae-in (born January 24, 1953) is a South Korean lawyer and the former chief of staff to late President Roh Moo-hyun. On September 16, 2012, Moon received the nomination for the Democratic United Party's candidate for the 2012 presidential election after winning a majority in the party's prim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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