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알렉산더 대왕

soocut28 2025. 10. 11. 13:20

알렉산더 대왕
De la Grecea I’Orient Alexandre le Grand

저: 피에르 브리랑 

역: 홍혜리나

출판사: 시공사 

출판일: 1995년 11월15일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가? 우리 역사에서 수많은 외침을 당했지만 한번도 다른 민족을 침략하지 않았다는 글을 쓴 책을 보았다. 하지만 박노자가 말했듯이 역사상 우리는 북방민족을 여러 번 정벌했고, 조선 초기에는 일본 대마도에 대규모 함대를 보내 초토화시키기도 했다. 거대한 중국과 잔인한 일본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덜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마냥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닌 듯싶다.

한국사에서 가장 거대한 영토를 차지한 정복군주인 광개토대왕에 대한 일련의 로망은 그런 연장선상의 발로 혹은 내면의 솔직한 감정의 표현일까? 생각해보면, 서양문명에서 알렉산더 대왕에 가지는 감정이라는 것도 유사한 것이 아닌가? 오늘날 자신들을 그리스, 로마문명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 서양인에게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인도를 침략한 이 정복군주는 놀라움과 흥분을 주는 것일까? 일종의 오르가즘을 느끼도록 만든 것일까?

그리스 문명의 변방에 속한 마케도니아는 금광과 정복지에서 거둬들인 재정수입을 바탕으로 강력한 군대를 육성하여 그리스 문명의 강자로 떠올랐다. 필리포스 2세가 암살 당한 후, 젊은 나이에 왕권을 이은 알렉산더에게 이미 강력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기억할 것은 마케도니아의 왕은 페르시아 제국의 전제군주와는 달랐다는 점이다. 강력한 귀족계급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스와 나쁜 관계를 유지했던 페르시아 제국은 종교적, 문화적 관용을 베풀었고 각 지역의 토착 기득권을 용인했다. 이러한 정책은 피정복 지배층의 협조 없이는 제국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페르시아 제국의 정확한 판단에 기인했다. 페르시아는 아케메네스 왕조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기득권의 정치력과 경제력이 보장된 일종의 연합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다중의 지배구조는 페르시아 제국이 알렉산더의 군대를 맞이하여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한 가지 이유가 되었다.

아케메네스 왕조를 붕괴시켰지만, 알렉산더는 페르시아 제국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 따라서 그리스인과 페르시아인이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렉산더를 따라 온 그리스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단기간에 전혀 이질적인 두 집단이 안정화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제국은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었다. 알렉산더가 말라리아에 걸려 죽자, 제국은 너무나 쉽게 와해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한 순간의 꿈을 사랑할 지도 모른다. 자극적이니까. 아마도 그래서 우리는 정복군주에게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Pierre Briant (born September 30, 1940, in Angers) is a French Iranologist, Professor of History and Civilisation of the Achaemenid World and the Empire of Alexander the Great at the College de France (1999 onwards), Doctor Honoris Causa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and founder of the website acheme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