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STEVE JOBS
저 : 월터 아이작슨
역 : 안진환
출판사 : 민음사
발행일 : 2011년 10월25일
애플에 복귀하고 보여준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그가 선보인 수많은 제품들과 함께 사람들의 뇌리에 이일반적인 기업가를 넘어서는 혁신가의 이미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아쉽게도 그의 놀라운 제품들과 한편으로는 매우 놀라우리만큼 친하지 않았고, 커다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처음 만져본 일체형의 '아이맥'은 윈도우에 단련된 나에게는 무척이나 사용하기 피곤한 PC였으며, 회사에서 지급받았던 아이팟 터치는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그다지 음악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찬밥 신세에 다름 아니었다. 지금은 몰락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블랙베리의 편리한 쿼티 키보드에 비해서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은 잦은 음주로 인한 손떨림으로 인해 효용성과 가치를 찾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나는 애플 제품에 관심이 거의 없었으며, 지금도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그가 선보인 제품들에 비해서 휠씬 큰 궁금증과 흥미가 생겼다. 자세하게 살펴본다면 그가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냈다기 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대해서 혹은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더 컸다고 믿고 싶다. 이데이 회장이 이끌던 소니가 콜럼비아 픽쳐스를 인수한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즉, 전자제품의 메이커로서는 성장의 한계가 있고 따라서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선견지명에 의한 것이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본인의 말처럼 왜 소니는 실패했고, 애플은 성공했던 것인가?
925페이지의 이 두꺼운 책에서 나는 인간적인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입양되었다는 불행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양부모의 건전한 삶과 그를 전자업계의 창업으로 이끈 지리적 시대적 상황 그리고 젊은 시절 방황과 히피 생활을 했던 것도 무척이나 흥미롭게 보았다. 물론 그가 가난해서 대학을 중퇴한 것이 아닌 것을 알았고, 한편 지금 보아서는 기인과 같았던 그의 젊은 시절의 모습은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로만 폴란스키의 임신한 젊은 아내를 처참하게 살해한 맨슨 패밀리 같은 똘아이들을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하지만 아마도 확실히 다른 점은 이 때 습득한 삶의 방식을 - 극단적 채식과 미의식 따위 - 평생 함께 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예민하고 독설적인 성격을 형성해갔던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극단적 이기주의와 자만심, 거만함은 시대적 조류와 조응하는 결과 얻을 수 있었던 대단한 성공과 함께 그 정도가 더욱 깊어지고 심해졌던 것 같다. 이런 것을 선민의식이라고 해야 되나? 애플이 타사에 비해서 폐쇄 정책을 따르고, 모든 것을 자신이 통제하고자 했던 것은 이 별난 사람의 기이한 예술적 취향에서 오는 결과였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애플은 결국에는 소수자의 취향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애플의 시작과 성장은 결국 이 별난 사나이의 놀라운 결과였을 것이라는 말이다. 중간에 내가 소니가 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을 먼저 생각해놓고서도 성공하지 못했을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것은 강력한 리더십의 실종 때문이었다. 카리스마있는 창업자 시대 소니는 누구보다도 창의적이었다. 그들은 워크맨이라는 놀라운 제품을 만들었던 회사였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다시는 이러한 신화적인 인물을 조우하지 못할 것이며 그러한 자질이 있는 사람조차 그 후광에 질식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선보인 수많은 제품들은 앞으로의 전자업계와 멀티미디어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스티브 잡스와 같은 동료와 일하기는 정말 싫을 것 같다.
Steven Paul Jobs (February 24, 1955 –October 5, 2011) was an American businessman and inventor widely recognised as a charismatic pioneer of the personal computer r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