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soocut28 2025. 5. 13. 15:11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  
중국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31가지 근거 
저 : 칼 라크루와, 데이빗 매리어트 
역 : 김승완, 황미영  
출판사 : 평사리

발행 : 2011년 04월29일

중국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약간의 두려움과 설레임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처럼 생각된다. 마치 사랑하는 이성을 대할 때의 모습이랄까? 세계화라는 주제가 광풍처럼 우리를 휩쓴 이후 '중국'은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그 동안 많은 중국 관련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확연히 다른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하나의 대륙이자 국가인 중국을 한가지 시선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중국을 진정으로 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중국에 대한 비관론은 중국 역사 상의 특징, 분열과 통일의 공식을 차용한 것이었는데, 그 넓은 국토와 민족으로 인해서 내부적 압력이 임계점에 달해 분열된다는 '중국 분열론'이었다.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를 계기로 서구식 민주주의가 결국은 발전의 종착점이라는 논리로 중국의 위기를 진단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은 예상과는 다르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위기에 빠진 유럽과 미국을 대신하여 세계경제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중국은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양분되어 있는데, 그 만큼 중국 현재와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다양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패권국가로 도약하고 있는 중국을 바라보면서 주변 국가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중국에 대해서 우리는 긍정만 할 수 있을까. 
칼 라크루와 그리고 데이빗 매리어트가 이 두꺼운 책에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 중국이 안되는 이유'를 보면, 중국에 대한 부정론을 집대성한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편향적인 이야기도 있고, 서구인의 배타적인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의 문제도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들이 말한 것처럼 중국 지도자들이 그토록 조화와 사회안정을 외치는 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분열이 만약 시작된다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역사에서 이미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잠재적인 반정부군단이라는 다소 재미있는 분류를 통해서 저자는 빈민, 외동아이, 농민공, 범죄자, 독신남을 제시한다. 빈민은 중국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외동아이는 한자녀 정책의 여파 즉, 고령화, 젋은 세대의 독선을, 농민공은 지역차별의 형태, 범죄자는 만연한 중국의 부정부패 및 잔혹한 범죄를, 독신남은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불안정의 요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문제점을 나열한다면 아마도 저자들이 말한 대로 31가지로는 다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통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심한 빈부격차 해소, 사회복지 안전망의 확립, 부정부패 척결, 정치적 자유 등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가 아닐까. 저자들이 제시한 짝퉁 문제, 내세울만한 브랜드의 부재는 오히려 발전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보아지지는 않는다. 저자들과는 다르게 내가 생각하는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느냐 아니냐는 중국이 일단 통일을 유지하느냐 하지 않느냐다. 정치적 자유는 이러한 요소를 위협한다. 따라서 비록 중국 공산당의 지배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겠지만 이는 명백한 위험요소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한다면, 중국적 현실이 서구와는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서구 민주주의의 도입여부가 패권국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과연 필수요건인가는 의문스럽다. 
개인적으로 저자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중국이 패권을 쥘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유럽 경제위기에서 중국의 역할이 거론되는 마당에 서구는 중국의 현실적 힘을 외면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부정적인 근거들은 빠른 경제 발전의 속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나는 중국이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권위주의적 공산당 독재는 오히려 패권국가로 가는데 필수적일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는 이러한 폭력적인 상황은 당연히 막을 내려야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자기 자신만의 정치체제를 또 유지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을까. 
중국이라는 현실을 보기 위해서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대학 때 선배는 세상을 읽으려면,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보라고 또 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