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버블 세계화 : 글로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soocut28 2025. 5. 12. 15:29

버블 세계화 : 글로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저: 브루스 그린왈드,주드 칸

역: 김원옥

출판사: 세계사

출판일: 2009년 06월

 

휴일의 한가로움이 지친 몸 뿐만이 아니라 지친 마음도 다소간 치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세계화에 대한 책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 2009년에 출간된 책이긴 하지만 그 내용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계화 반대론자로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장하준이 지적한 대로 우리 자신을 보더라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화한 지금, 적극적인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발전은 보호주의의 틀에서 이루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 발전된 지금 자신의 전략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한편 세계화는 지그문트 바우만이 이야기를 했듯이 우리 삶도 이분화 시킨다.

우리가 이러한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 전혀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번에 읽은 브루스 그린왈드와 주드 칸의 '버블 세계화'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세계화의 신화가 사실은 실제로 검증되지 않았다거나 혹은 단순한 우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개량적인 통계자료와 일화를 통해서 세계화의 진정한 면모에 다가갈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저자는 세계화의 신화가 과장되거나 혹은 진실을 오도하고 있음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들의 모든 논리에 공감을 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토머스 프리드먼과 같은 세계화의 전도사라든지 아니면 그 반대편에 서있는 학자들이든지 이전에 다루었던 방식과는 다른 시야로 세계화를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화 (Globalization)라는 물결이 온 지구를 뒤엎고 방송매체를 장악하기 이전과 비교해서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은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화는 우리의 일상생활보다 뉴스에서 그 존재감이 더 휠씬 큰 것 같다. 세계화의 이점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는 없지만 다음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문제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하기의 범주가 의문투성이거나 오류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a) 세계화는 미래이며 저항할 수 없고 점점 더 커져가는 경제적 현실의 한 부분이다.
(b) 세계화는 세계경제를 형성하는 지배적인 힘이다. 좋든 나쁘든, 무슨일이 일어나건 간에 그것은 세계화에 기인한 것이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세계화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c)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전 세계 노동자들의 운명은 세계화에 달려있다. 적응하는 이들은 풍요로운 삶을, 적응하지 못나는 이들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d) 기업들도 이와 같은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세계화하는 기업과 머뭇거리다가 사장되는 기업은 분명하게 구분될 것이다.
(e) 금융시장은 세계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것이다. 금융세계화의 물결을 거부하려고 하는 것은 조류의 방향을 바구려 하는 것과 같다.

 

무역, 자본이동, 이주 등 어떤 요인으로 측정하건 세계화는 1910년과 1920년 사이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그 후 30~40년간 꾸준하게 악화되었다. 생산품들의 구성자체가 변하여 국제무역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이다. 이와 같은 변혁은 농업, 광업, 금속 분야의 생산성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생산성 향상은 소득의 증가로 이어졌다. 수요의 변화는 국제 교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1950년부터 교역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 회복했고 기업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시장에 차별화된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50년 이후 세계 경제활동은 차별화된 제조품에서 서비스로 꾸준하게 변했다. 서비스는 본래 국가간 교역이 어려워 서비스의 교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세계화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경제활동의 이러한 재배치가 가능한 것은 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서비스 업종 역시 차별화된 제조품의 역사적 전철을 따라 수월하게 국가의 경계선을 넘을 것이라고 예견하지만, 미래에 필요한 서비스들은 실제로는 세계화하기 힘들다. 지금은 경제적 세계화의 중요성이 퇴색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발전은 세계화 때문이 아니라 현지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총체적인 경제성장은 인구, 특히 노동력이 많아지거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할 때에도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의 생산성이 증가한 것은 경제 전반의 개별적인 조직들 내부에서 대대적으로 분권화되는 방식으로 일어나는 사소한 운영상의 향상들이 꾸준히 쌓여온 것이다. 생산성의 점진적 증가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관리자와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관심, 운영상의 향상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이다. 중국의 생산성이 급증한 원인을 교육의 향상으로 찾는 것은 시기가 맞지 않는다. 그보다는 단기간에 전체 노동력에 영향을 준 직원관리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생산성 증가 방면에서 경영상의개입이 담당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나의 요인으로써 세계화의 영향력을 제한한다. 현지 경제의 미래는 사실상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한편 자유무역을 독단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늘날의 선진국들은 무역 장벽을 등에 업고 번영을 누려 왔다.

국가 경제는 자국의 운명을 스스로 좌우할 것이며 향후 이러한 경향성은 계속 증대될 것이다. 경제가 순조롭게 작동하는 한, 중국이나 인도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지금까지 세계화에 의해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미국 노동자 그룹은 존재하지 않았다. 좋은 일자리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노동의 질은 일자리의 전체 숫자와 함께 향상되었다.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중국이나 인도의 저임금 노동자가 아닌 자동화 때문이었다. 일자리는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에 의해 언제나 감소되기 마련이지만 전체적인 고용수치는 안정적이고 그러한 양상은 계속 될 것이다.

세계시장을 지배하게 될 주체는 거대 중국 기업이 아닌, 천연자원을 개발하는 원유회사들과 전기통신을 공급하는 지역 업체가 될 것이며, 또한 중국의 지역은행들과 금융기관, 건설기업들이 될 것이다. 세계화는 위협이기보다는 기회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아직까지는 세계화로 인한 어떤 위협이나 기대도 현실화되지 않았다. 세계화가 가진 가장 큰 모순 중 하나는 시장이 세계화 될 수 있도록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은 바로 지역적인 것에 집중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경쟁 우위의 구축과 유지가 가능한 지리적 혹은 제품영역의 의미에서의 현지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국경을 넘은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기업들은 자신들을 글로벌 기업이 아닌 다지역 (Multilocal) 기업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은 세계화가 명확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이는 영역이다. 극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 세계화가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은 과장되었다. 외국자본의 유입은 대체적으로 포트폴리오 투자 (Portfolio Investment), 직접투자 (Direct Investmnet)로 이루어지나 자본이 부족한 국가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장기융자의 주요출처는 아니었다. 기업의 중요한 자금원은 금융기관의 대출이나 유보이익이다. 예금자들로부터 얻은 가본을 기업투자를 위해 재배치하는 보다 중요한 기능은 주로 시장이 아닌 기관이 수행한다. 금융 기관들의 글로벌확장은 명백히 실패였다. 그러나 고질적인 해외 자금 차용으로 인해 국가경제는 갑작스러운 위기에 노출된다. 따라서 경제적 통설과 반대로 외국자본의 움직임에 대한 통제가 오히려 경제성장과 발전에 유익할 지도 모른다.

달러 기반의 통화시스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세계경제의 다양한 영향력으로 인해 그 존속이 위협받고 있다. 이전의 금본위제는 공급되는 금의 규모가 세계경제의 성장속도를 따라 가지 못해 통화량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고 이는 디플레이션을 일으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태환성을 완전히 포기했다. 그러나 자국통화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준비통화 (reserve Currency)가 필요했으며, 파운드가 이를 처음 담당했으나 이후 달러로 옮겨갔다. 그러나 상습적인 흑자 국가들이 있고 준비통화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세계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미국이 수행하는 역할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이다. 미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미국이 수입하는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게 된다.

준비통화를 공급하는 국가는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에 필요한 만큼 준비통화를 공급하려면 해당국가는 대규모 국제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된다. 만성적 흑자 국가들은 여타 국가들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통제하기 어려웠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IMF가 세계의 중앙은행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즉, SDR (Special Drawing Rights 특별인출권)으로 달러를 대체하고 유로, 엔, 위안을 대신하여 세계의 준비통화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IMF가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정도에 비례해서 매년 2천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를 발행한다면 준비통화국이 고질적인 적자를 겪지 않더라도 준비통화에 대한 세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IMF의 준비통화 발행은 세부적인 국가별 관리체계없이도 글로벌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만성적인 흑자국가에게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화의 근본적인 중요성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은 반면에 세계화의 외양만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련의 중간 상인들이 없어지고 있는 변화는 비록 경제적으로는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외국과 바로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하지만 현 단계의 세계화가 가져오는 실질적인 영향이나 새롭게 느껴지는 감각 모두 어떤 이유로든 과장되어 있다. 결국 저자들이 말한 대로 여전히 지역경제의 발전은 그 지역 사람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미래 산업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서비스업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의 기반을 가지지 않는다면 환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업에 중점을 두었던 영국과 아일랜드와 같은 국가에 비해서 제조업의 기반이 충실한 독일에서 불황에 빨리 탈출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Bruce Corman Norbert Greenwald OP (born 1946) is a professor at Columbia University's Graduate School of Business and Director of Research at FirstEagle Funds. He is, among others, the author of the books Value Investing: From Graham to Buffett and Beyond and Competition Demystified: A Radically Simplified Approach to Business Strategy. He has been referred to by The New York Times as "a guru to Wall Street's gurus,"  and is a recognised authority on value investing, along with additional expertise in productivity and the economics of information. He and his wife, Ava Seave (see Quantum Media), have a daughter and live in Manhattan.

 

Judd Kahn is currently COO of Hummingbird Management, LLC, an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 Prior to joining Hummingbird at its inception, he was an historian, the CFO of a privately owned manufacturing company, and a consultant to government and not for profit agencies. Judd has a B.A. from Harvard College and an M.A. and Ph.D. from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