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히틀러의 장군들

soocut28 2025. 4. 23. 15:56

히틀러의 장군들 : 독일의 수호자, 세계의 적 그리고 명장
저자: 남도현

출판사: 플래닛미디어

출판일: 2009년 11월

 

인간이 벌이는 가장 우습고 어리석은 일이 전쟁이 아닐까? 전쟁을 통해서 혹자는 인류문명의 발전이 급속하게 이루졌음을 강조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상대방을 살육하는 효과적인 방식을 연구하면서 잔인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했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슬픈 일이지만, 인간이 영원히 하나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발전하면서 인간은 이기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변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전쟁과 살육을 피치 못할 인간의 본성적 행위의 하나라며 변명을 할 지도 모른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처참했던 전쟁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인지하듯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일 것이다. 전쟁은 어떠한 고상한 행위가 절대로 될 수 없는 폭력적 것이다. 전쟁의 시기 동안, 양자는 생존을 위해서 싸워야 하고, 죽여야 한다. 하지만, 2차대전의 독일군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플라스틱 모형을 통해 각인된 왠지 멋지면서, 굉장한 것으로 쉽게 여기는 경향마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침략자였으며, 학살자였기도 했다. 샘 페킨파의 영화 '철십자 훈장'에서의 슈타이너와 스트랜스키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려졌다.

어쨌든 전쟁이라는 폭력적 행위는 주로 그 주체가 되는 국가와 밀접하게 연결되기 마련이다. 국가적 구조의 전쟁의 상시화,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장군들... 이 책의 주제는 그 전쟁의 핵심인 장군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상의 평온이라는 혜택을 얻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쟁은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 같다. 전쟁은 오히려 기업간의 전쟁 같은 곳에서 처절하게 이루어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쉽게 깨질 수 있는 불안정한 안도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우리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잘 알려지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10명의 독일장군의 간략한 평전이라고 생각되는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책의 내용이 겹치는 부분들이 많다. 아마도 소개되는 장군들의 전장이 겹치는 이유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책은 두께에 비해서 읽을 만한 내용이 의외로 적어짐을 알게 된다. 읽다보면,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2차 대전의 중심에 있었던 장군들을 소개하면서, 그것이 전략적 성공을 이끌었던 성공한 장군들이 아니라 카이텔과 같은 무능한 정치군인의 일면도 소개함으로써, 책은 단순히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독일 장성에 대한 이야기를 뛰어넘고 있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롬멜의 북아프라카 전선의 활약이 사실은 전략적으로는 실패였다는 점, 그리고 독일의 재군비를 준비했던 상급대장 젝트, 출중한 맹장인 만슈타인, 클라이스트, 그리고 구데리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던 호트, 그리고 참모총장 할더.

책은 야전에서의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이끌었던 지휘관만이 아니라, 지휘부의 장군들과 히틀러의 관계까지 확대되면서 그 내용이 풍부해짐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독일군의 믿을 수 없는 전격전의 신화는 상대국보다 나은 장비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프로이센 그리고 제2제국을 통해서 독일 고유로 정착되고 발전했던 참모체제를 통한 인적자원의 힘이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초반 전쟁의 승리는 전차라는 무기의 활용성을 유연하게 받아들인 유능한 장군들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