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
컴퓨터 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
김상훈 저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 2007년 02월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이전에 안철수가 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불행하게도 그 책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책들이 가지는 도덕적 교훈들은 대개는 뻔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머리 속에서는 가볍게 스치듯이 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그 때 가볍게 읽고 지나간 그의 책에서 느꼈던 한 감정은 그가 자신의 일에 매우 열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대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하루 하루를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는 매우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안철수 자신이 한 본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타자가 본 그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초기 퍼스널 컴퓨터 보급 시기에 유명했던 프로그래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에라도 나에게 기억이 나는 사람이야, 한글을 개발했던 이찬진씨와 V3로 유명했던 안철수 정도 밖에는 없다. 컴퓨터에 그다지 많은 관심이 없었던 나 자신에게도 기억에 아로 새겨진 사람이었으니, 그들은 정말로 유명한 대중의 관심을 한껏 받은 사람들이다.
V3가 무료로 공급이 되고, 국내의 대표적인 백신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안철수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어쩌면 무료 공급은 자사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일련의 무료제품 공급을 통해서 기업시장郡에서의 수익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안철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했었던 순수한 사람의 하나였던 것이고, 그에 맞춰 그의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흔히 기업의 수익은 목표로 생각되어지며, 모든 기업활동은 이를 위해서 이루어진다고 굳게 믿어지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러한 통념을 거부한다.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 자연스런 결과로 기업의 수익이 따라온다는 생각 말이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과 그의 열정이 안철수연구소의 직원들과 연결되어 지금의 성공을 가져온 것은 아닐까? 그는 이미 하나의 스타이며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가 항상 도덕적인 선택을 해왔으며, 꾸준히 우리들의 긍정적인 룰모델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의사에서, 안철수연구소의 CEO로 그리고, 다시 카이스트 교수로 변신한 그는 또 다른 변신과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이 유쾌한 변신을 기대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